"모든 범죄자를 사형시키겠다" "내 자식이라도, 마약을 하면 죽이겠다" "마약상을 위한 장례식장이 더 필요할 것이다"
오늘 필리핀에서 대통령에 취임한 '필리핀의 트럼프'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말입니다.
처음엔 군소 후보였던 두테르테는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지지도가 급상승해, 지난 5월 9일 대선에서 승리했습니다.
당선인이 된 두테르테가 경찰의 강력한 단속을 주문한 이후, 60여 명의 마약 매매 용의자들이 별도의 재판 없이 단속 과정에서 사살됐고, 공포감을 느낀 마약상과 중독자 약 4000명이 자수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는 2006년 폐지된 사형제를 부활시키면서 “총알도 아깝기 때문에 의회에 교수형 부활을 촉구하겠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인권단체들은 두테르테식 범죄 소탕이 인권 침해와 민주주의 후퇴를 가져올 거라며, 우려하고 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자유와 기본권 침해"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각종 범죄에 시달리던 필리핀 유권자들은 그의 과격한 정책에 열광했습니다.
1945년생인 두테르테는 고등학교 때 두번이나 퇴학당한 문제아였지만 대학 입학 후 마음을 잡고 공부해 변호사가 되고 지방검사를 지냈습니다.
다바오 시장 당선 후 스스로 지키기 위한 단체, '자경단'을 조직해 재판 없이 범죄자 1700명을 즉결 처형했고, 성폭행범 3명을 직접 총살하는 초법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범죄 도시로 악명 높았던 인구 150만 명의 다바오 시는 그의 재임 중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가 됐습니다.
그는 '범죄를 소탕하겠다'는 공약을 지켜 7차례나 당선되며, 22년간 시장으로 재직했습니다.
필리핀에선 수십만 원만 내면 청부살인업자를 고용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도 2012년 이후 필리핀에서 40명 넘게 살해됐는데요.
취임 6개월 안에 범죄를 뿌리 뽑겠다고 공언한 두테르테 대통령.
기대와 공포 사이에 있는 두테르테의 전쟁이 승리를 거둘지 우리 교민들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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